정부가 만든 가정폭력 예방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사진)가 피해자에게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이 지난 10월 개최한 ‘경찰이 만든 성폭력·가정폭력 방지 UCC 우수작품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은 서울지방경찰청의 ‘컴백곰’이라는 작품. 가정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주제로 동요 ‘곰 세 마리’를 응용해 만든 이 UCC는 심사에서 흥미로운 영상과 가사로 가정폭력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UCC를 접한 이들 중 상당수는 ‘아빠 곰은 난폭해 엄마 곰은 못참아 애기 곰은 너무 무서워 가정폭력 싫어요/그 애기 곰이 나이를 먹어 아빠 곰 나쁜 짓 따라 해/학교에선 일진곰 골목에선 변태곰 집에 가면 가정폭력곰 가정폭력 안돼요’라는 가사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정폭력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학창시절 일진이 돼 학교폭력을 휘두르고, 성폭력 가해자가 되며, 결혼한 뒤에는 대를 이어 가정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비친다는 것이다. 이 UCC는 현재 여가부 건물 1층 로비에서 반복상영되고,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것을 비롯해 인터넷상에서 쉽게 검색된다. 여가부는 지난 25일 열린 ‘2013 성폭력 추방 주간 기념식’에서도 이 동영상을 상영했다. 여가부 한 공무원은 28일 “지금 가정폭력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보고 상처입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결말을 저렇게밖에 제시할 수 없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의 이명화 센터장은 “적절한 도움을 주면 얼마든지 극복할 힘을 가진 피해자들을 정형화하는 내용이라 매우 심각하게 여겨진다”면서 “세심한 배려를 하지 않은 예방 UCC들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