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개구리소년을 막기 위해선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립탐정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합니다.”
나주봉 <사>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 모임 회장은 26일 대구시 달서구 세방골에서 열린 ‘실종 개구리소년 23주기 추모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고(故) 박찬인군(당시 11세)의 아버지 박건서씨(63·달성군 화원읍)도 “2006년 공소시효(15년)가 만료돼 범인을 잡더라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돈을 주고 탐정을 고용해서라도 진상규명을 해 아이들의 넋을 달래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나 회장은 조만간 개구리소년 유족과 함께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고, 사립탐정법 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
영구미제사건 유족들
관련법 제정 촉구
법무부·경찰청 주도권 다툼
사생활 침해 만연 우려감
‘탐정법’15년간 제자리
‘사립탐정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삼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창출 정책의 일환으로 사립탐정(민간조사원)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의 유족들이 이구동성으로 ‘사립탐정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는 관련법 개정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동안 탐정과 유사한 역할을 했던 일명 ‘흥신소(심부름센터)’관계자들은 탐정법 제정을 학수고대하는 눈치다. 대구의 한 흥신소 업체 관계자는 “빨리 제도권 안에 들어가 인정을 받고 싶다. 철저한 자격검증을 통해 난립하는 흥신소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사립탐정법 추진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의 한 경찰은 “경찰이 나설 사안이 아닌 탓에 피해자들이 애써 발길을 돌릴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 이 같은 부분을 사립탐정이 해결해 준다는 측면에서 탐정법 제정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탐정법 관련 법안은 15년째 국회에서 허송세월만 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와 관리·지휘기관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립탐정법은 1999년 하순봉 전 한나라당 의원이 ‘공인탐정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면서 법제화가 처음 시도됐다. 이후 사립탐정법 법제화 시도는 7차례 더 있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립탐정을 공인할 경우, 도청과 미행 등의 사생활침해가 만연해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사립탐정에 대한 지휘권을 둘러싼 법무부와 경찰청의 주도권 싸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경찰청은 탐정업 성격이 경찰과 유사한 만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법무부는 투명성과 적법성 유지를 위해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탐정업을 위한 개인정보 접근 권한 수위 등 조사업무 영역 지정도 녹록지 않은 과제다.
2012년 탐정법 관련법안을 마련했던 윤재옥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국무회의를 통해 법무부와 경찰청 간의 이견을 좁히고, 여러가지 우려 요소를 보완할 계획으로 안다”며 “국민 권익보호 차원에서 민간조사업제도 도입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처 : 영남일보